알트메디칼, 미토콘드리아 기능 유지 돕는 치매 물질 개발

국내 바이오기업이 미토콘드리아 재활용 과정으로 알려진 미토파지 기능을 촉진하는 신물질(ALT001)을 개발했다. 이를 활용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알트메디칼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미토파지 촉진 신물질(ALT001)을 개발해 사람대상 임상 돌입을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미토파지는 손상되거나 수명이 다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고 새 미토콘드리아 생합성을 돕는 세포 작용이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는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등 뇌 속 나쁜 단백질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최근엔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망가지면 뇌 속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덩어리가 엉키면서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유지하도록 미토파지 과정을 촉진하는 게 새 치료 대안으로 꼽힌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가능성이 입증된 미토파지 촉진 화합물이 없어 이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알트메디칼은 자체 개발한 미토파지 활성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다양한 화합물 중 미토파지 활동을 촉진하는 화합물을 발굴했다.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스크리닝해 이소퀴놀린 스캐폴드 화합물이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이소퀴놀린 스캐폴드를 개량해 ALT001을 개발했다.

이후 ALT001이 미토파지 활성을 촉진시키는 데다 세포 성장을 방해하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는 것을 입증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동물모델(마우스)에 ALT001을 투여해 학습과 기억 능력이 회복된다는 결과도 얻었다.

ALT001을 활용해 신약 개발에 나선 알트메디칼은 윤진호 동아대 의대 교수와 조종현 동아대 의약생명공학과 교수, 유은희 대표가 창업한 회사다.

윤 교수는 정량적 미토파지 측정 시스템을 개발해 세계 처음 생체 미토파지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보고하고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혁신상을 받은 이 분야 대가다. 조 교수는 C형 간염바이러스 치료제인 소발디 개발합성에 참여한 유기합성기반 신약 개발 전문가다.

윤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그간 분자기전 검증 약물이 없어 실용화가 어려웠던 미토파지 기반 치매 치료제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연구성과를 활용한 치매치료제 상용화를 목표로 후속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했다.

알트메디칼은 이번 연구 성과를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탓에 생기는 다른 난치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지훈 전남대 교수가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